"그  밤 목련은 야광 꽃 이었다. "

 

그때도 이맘때쯤이었다. 어느 해 흰 목련이 활짝 핀 봄밤!
시골의 박 목수 집에서 술을 마셨다.
그 밤 목련은 야광 꽃 이었다.
밖은 어두워 칠흑 같은데 목련은 선명하게 빛을 뿜었다.
그렇구나! 목련이 야광이구나!
지금도 목련이 여기 저기 핀 봄날이건만 목련은 야광으로 보이지 않는다.
박 목수가 만드는 게 찻상인지, 차상인지, 이게 아직도 헷갈려서
내 핸드폰에는 차쌍 박 목수라고 전화번호를 올려놨다.
차를 마실 때 쌍으로 필요한 게 상이니까 차쌍 이라고 표기해두었다고
혼자 억지를 부려야지!, 우겨야지! 버텨봐야지! 하다가 ,
문득 박 목수 집 창밖으로 보였던 목련이 떠올랐다.
그래 맞다! 나무를 주물럭거리는 목수네 집이라 목련이 야광으로 빛난 거구나!
창밖의 그 목련은 박 목수의 입김이 닿고 깊은 밤 술 취해 오줌세례도 받았으리라!
이크 뭐가 다른 게 내 살갗으로 내 몸으로 들어오는구나.
목련은 그때부터 박 목수를 알아봤을 꺼다.
맞다 박 목수가 나무를 알아보는 게 아니라
나무가 박 목수의 예사롭지 않은 손길은 느끼면서 알아서 빛이 나는 것일지도 몰라!
어쩌고저쩌고! 이젠 차도 박 목수 상에 오르면 알아서 몸 바쳐 진국으로 우러나리라!

전유성(개그맨) 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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